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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노트

소아 전신마취, 수술 준비, 대기 그리고 회복실

by happysunnyday 2021. 2. 8.

 

 소아, 영아, 어린이, 신생아 그리고 몇 개월이라 불리는 아가들.

 이 아이들이 전신마취하러 오는 데에는 보통은 별다른 사연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이는 참 다행이죠.

 아이들은 생소한 환경, 병원 자체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수술하러 옵니다. 하물며 부모는 성인이 된 자식도 아가로 보인다는 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리고 작은 아이들이 전신마취로 수술을 한다는 데 얼마나 마음이 쓰일까요.

 

 전신마취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요.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 궁금한 내용이 무엇이 있을 지, 생각해보고 적어봤습니다.

 

 병원에서 안내하는 내용을 잘 지켜주세요 그리고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10시 이후 물을 포함해서 금식을 지켜주세요.

 성인도 아침 첫 수술을 들어가도 8시간 동안 물 못 먹으면 목이 타고 입이 마르는데 어찌 아가들이 불편하지 않겠나요. 하지만 물을 먹으면 폐로 흡인 가능성, 즉 아이들 폐에 물 등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흡인 시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신마취와 금식과 관련된 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두 자녀가 함께 편도절제술tonsilectomy를 하러 왔고, 금식 등 마취 및 수술 준비가 됐다고 보호자와 함께 확인했죠. 수술을 잘 마치고 마취에서 깨우고 기관 내관을 발관했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기관 내관을 쉽게 설명하면 마취가 시작되면 환자는 스스로 숨을 쉴 수 없기에 기계가 대신 숨 쉴 수 있도록 폐에 가깝게 기도에 관을 넣고 그 관을 통해 대신 기계로 숨을 쉬게 하는 관입니다. 보통 이 관을 넣고 빼고 할 때 금식과 관련한 문제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이날 두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해보겠습니다. 기관 내관을 발관 즉, 기도에서 관을 빼냈을 때, 한 아이는 물을 토했고 다른 한 아이는 국수를 토했습니다. 국수를 토하는 아이는 위액이 섞인 얇은 국수 면발, 김과 계란이 끊임없이 나왔어요. 토하자마자 얼굴을 돌려 흡인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흡인을 계속 했습니다. 흡인팁은 국수와 김에 막혀 계속 바꿔야했고 아이는 계속 토했어요. 석션팁이 계속 막히고 아이는 계속 토해대니 결국 흡인줄 그대로, 물론 이 줄도 새것이고, 멸균처리된 물건입니다, 파워만 조절하여 흡입을 했습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토해대는 국수면발을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나중에 보호자를 만나 설명하고 나니, 아이가 저녁 늦게 국수를 먹고 바로 잠들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말하는 저녁 10시 이후 금식은, 그전까지 마구마구 먹으라는 것이 아니에요. 8시간 이상의 금식을 요구하는 것도 금식으로 흡인 가능성이 현저히 낮추기 위함입니다. 마취와 수술을 하기 위해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태를 만들고 유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 문제가 없는 성인이 마취를 해도 모르고 있던 알러지 반응으로 인한 쇼크, 마취약제 그리고 수술 방법에 대한 몸의 반응이 제각각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우리 의료진들은 이러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와 훈련이 되어있고, 환자분들을 위해 최선의 마취를 제공할 것입니다. 물도 못 마시는 금식이 정말 힘들겠지만, 꼭 반드시 금식 지켜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못 지켜도 괜찮아요,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의료진은 수술에 대해 맞춰진 규정대로 질문하고 확인합니다. 환자 확인부터 물과 담배를 포함한 금식을 했는지, 수술은 어딜 받을 예정으로 알고 있는 지, 소지품은 다 두고 왔는지, 알고 있는 혈액형 등. 많은 항목이 있고, 이 항목들은 모두 중요합니다.

 이 항목들 중, 어디, 어느 쪽(단일 장기가 아닌 경우) 수술 받으러온 건지도 확인 절차가 있습니다. 의사선생님만 믿고 오는 환자들도 많아서 정확히 어디, 무슨 수술 받는지 모르는 환자들도 있더라구요. 자신의 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느 부위를 수술 받는 지는 환자 스스로 알고 오는 것이 환자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마스크 끈에도 금속이 있죠. 소지품 중 특히 금속류의 소지품은 전기 소작기, 흔히 보비bovie라 불리는 것들, 등 수술 기구에 따라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항상 모든 소지품, 속옷과 양말까지 모두 잘 보관하고 몸에는 환의만 입고 대기실로 오시길 바랍니다.

 

 많은 업무, 반복해서 모든 환자에게 조금씩은 다른, 많은 질문에 다소 상투적으로, 사무적으로 느껴지게 말하는 의료진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예민하게 듣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질문들이거든요.

 너무 너무 목이 타서 물 한모금 마실 수도 있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한 말을 깜빡해서 주머니에 열쇠를 갖고 수술 대기실로 올 수도 있죠. 틀니를 깜빡할 수도 있고, 사람은 모두 실수를 해요. 괜찮아요. 하지만 무서워서, 수술이 밀릴까봐, 혼날까, 이런 걱정은 뒤로 하고 꼭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마취나 수술 동의서 설명을 듣다보면 작고 큰 위험을 감수하고도 건강을 위해 서명을 하고 수술실로 오시는거죠. 그만큼 여러분의 상태를 잘 알고 준비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야 더 큰 위험을 초래하지 않고, 의료진도 예상하고 대처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전신마취의 회복.

 병원마다 운영방식이 다르겠지만, 어린이들이 회복실에 입실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나면 보호자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환아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환아들은 성인보다 불안정한 상태이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을 잘 못합니다. 환아는 보호자와 함께 있으면 좀 더 안정이 되기에 보호자를 불러 함께 있도록 하고, 낙상 예방, 환아를 깨워주셔야하는 점, 회복실 안전사항 등을 교육합니다.

 가끔 "수술후 6시간은 울더라도 깨워주세요." 이런 처방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는 환아가 전신마취에서의 회복하고 합병증 등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성인도 수술 후 몇 시간 동안 깨어있도록 교육합니다.

 환아가 울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가슴이 미어져서 자도록 두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인데, 수술하고 울기까지하면 저라도 마음이 무너져내릴 거 같을거에요. 하지만 환아가 깨어서 심호흡도 하고 전신마취하는 동안 쉬고 있던 장기들을 깨워주는 그 과정은 꼭 필요하답니다.

 

 

 마취와 회복실에서 어떤 내용을 궁금해할 지 고민하고 적어봤습니다. 적다보니 이런 저런 내용들도 많이 떠오르지만, 이 내용들이 기본인 거 같아, 벗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적어봤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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